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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취미는 음악이 녹음되어 있는 음반을 듣는 것이다. 하므로 녹음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오디오도 발전한다. 다시 말해 발전해야 한다. 그렇다면 녹음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는가 궁금하다. 이것은 옛날 음반부터 요즘 음반까지 대략 10년 단위로 몇 장씩만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1920년에 녹음한 카루소의 음반, 1930년대에 녹음한 토스카니니의 음반, 1940년대에 녹음한 후루트벵글러의 음반, 1950년대에 녹음한 라이너의 음반, 1960년대에 녹음한 카라얀의 음반... 하는 식이다.

해서 그 변화의 방향을 요약하면, 첫째 잡음이 사라진다. 이것은 S/N비가 높아진다는 말로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저음과 고음 정보가 많아진다. 이것은 정보의 광대역화란 말로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약한 신호와 강한 신호가 더 확실히 구분된다. 이것은 다이내믹해진다는 말로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변화들은 비교하면서 들어보면 누구라도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녹음의 발전상을 그때그때 충분히 수용할 수 있었던 오디오가 당대의 하이엔드였다고 생각한다. 거듭 말해 녹음이 발전하면 하이엔드도 바뀐다.

스피커는 진동판이 진동해서 소리를 재생한다. 하므로 진동판의 재질이나 형태, 무게 등에 따라 여러 가지가 달라진다. 스캔스픽의 18W/8545K00는 진동판이 페이퍼다. 이리 보면 이 18W/8545K00는 별반 새로울 게 없다. 스피커의 역사에서 가장 처음부터 사용되었던 진동판이 페이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 페이퍼콘은 가장 많이 제작되고 있는 진동판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지하철이나 할인마트, 길거리의 도우미들 쇼나 병원대기실 등, 그 어디를 가든 십중구 페이퍼콘 소리를 듣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되 그러나 본래부터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은 없다. 살면서 자주 겪다 보니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페이퍼콘을 보며 ‘자연스러운 소리’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페이퍼콘은 실제의 악기음과는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실내에서 연주하는 클래식, 다시 말해 오디오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클래식에 해당하는 말이긴 하다. 가요나 팝 공연장에서는 설치된 스피커가 페이퍼콘인 만큼 역시나 페이퍼콘 소리만을 들을 수 있다. 원음의 의미에 현장음, 즉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는 음이 포함된다면, 하므로 그 원음은 2종류일 수 있다.

진동판은 단단해야 약음을 잘 포착할 수 있고, 가벼워야 반응이 빠를 수 있다. 이 점에서 종이란 재질은 다소 불리하다. 경도를 높이기에 무리가 있고, 얇아지면 허용입력이나 분할진동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18W/8545K00는 진동판에 카본 화이버를 혼합함으로써 이 점을 상당 부분 보완하고 있다. 표면을 쭈글쭈글하게 처리한 것은 그러한 보완에 따른 반대급부를 최소화하기 위한 아이디어라고 보면 된다. 즉, 그럼으로써 자연스럽게 인장력을 확보했고, 보다 큰 음량이나 저음신호에서 발생하는 왜곡을 줄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CD 시대의 만개를 맞이하여 스캔스픽은 급부상할 수 있었다.

여하튼 18W/8545K00는 정말로 페이퍼콘인가 의심이 갈 정도로 맑은 소리, 또는 정보량이 많은 소리를 들려준다. 정보량이 많다는 것은 음반에 담긴 정보를 더 많이 포착해낸다는 뜻이다. 이러한 모니터링능력은 음반만이 아니라 매칭된 기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즉 기기가 거친 소리일 경우 감지되지 않았던 그 거침이 더 잘 감지된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경도 높은 콘지 특유의 2-3키로대 피크와 연관되면서 소리가 가끔 소란스러워지도록 한다.

방금 말했지만 18W/8545K00는 자석이 큰 대부분의 미드/우퍼들처럼 2-3키로대에 피크를 갖고 있다. 그래프를 볼 때 그 정도는 평균적인 수준일 뿐이지만 고성능 미드/우퍼 특유의 강한 지향성과 결부되며 청감적으로는 꽤 크게 다가온다. 하므로 홈에서든 카에서든 이 피크를 취향껏 합당히 제어하는 것이 18W/8545K00를 활용하는 것의 관건이 될 수 있다. 

헌데, 이 피크에 대해 ‘피크는 나쁜 것이다’ 행여 부정적인 오해를 하실 듯해 다시 적는다. 거듭 말해 스피커 시스템을 만들다 보면 2-3키로대에서의 피크는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백번 낫다. 튜닝은 있는 피크를 적당히 누르는 것이지 딥이 돋아나도록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즉 어떤 미드/우퍼의 0도 그래프, 다시 말해 그 유닛을 정면에서 들었을 때 평탄에 가깝다면 그 미드/우퍼가 트위터 밑에 채용될 때 소리가 꺼지기 십상이다. 다시 말해 미드/우퍼와 트위터 간 이음매가 부실해지기 십상이다. 또 카에서처럼 미드/우퍼가 아예 무릎 근처에 장착될 때 소리가 안 올라오고 밑에서만 웅얼거리기 십상이다. 이 경우 가수가 노래를 열심히 부르는 게 아니라 주둥빨을 내밀고 군시렁대는 것 같다.  

18W/8545K00는 2웨이 시스템의 미드/우퍼만이 아니라 3웨이 시스템의 미드레인지 유닛으로 활용해도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윌슨오디오, 비엔나 어쿠스틱, YG 어쿠스틱 등 해외의 여러 선진적인 업체들이 그들의 중견모델 내지 플래그십에서 18W/8545K00를 미드레인지 유닛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운드포럼 역시 지난 세월 동안 다양한 경우로, 예를 들어 ‘에톤 11인치 & 18W/8545K00 & D2905/9900' 구성의 3웨이3 시스템, ’스캔스픽 21W/8555×2 & 18W/8545K00 & D2905/9700' 구성의 3웨이4 시스템, ‘다인오디오 30W/100×2 & 18W/8545K00×2 & D2905/9900' 3웨이5 시스템 등 여러 경우로 미드레인지화를 해봤다. 했을 때 결과가 괜찮았다.

그래프는 33리터 용적의 톨보이 인클로저에 넣고 우리집에서 측정해본 18W/8545K00의 주파수 응답특성이다. 18W/8545K00를 30리터 이상의 용적에 채용하는 경우는 없을 듯해, 다시 말해 그런 데이터가 전혀 없을 듯해 심심풀이로 내가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