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il형 공심코일은 일반 선으로 감은 공심코일에 비해 확산능력이 더 우수하다. 해서 무대가 더 넓어지고, 좌우 채널 사이가 더 빼곡해지는 것처럼 다가온다. 더불어 이런 특성은 기기가 부실하다고 할 때 커다란 장점으로 작용한다. 부실한 기기들의 일반적인 음질특징, 즉 어딘지 옭맺혀 있는 듯한 증상을 상당 부분 풀어주기 때문이다. 해서 음악이 더 유연하고 예쁘게 들린다. ‘포일형 코일의 결이 더 예쁘다’는 말을 할 때 십중구 그러한 부실함을 완화해주었기 때문에 예쁘게 들리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 폭에 있어 문도르프의 포일형 코일이 가장 앞서 있다.

같은 이유에서, 즉 보다 넓게 펼쳐진다는 이유에서 포일형 공심코일은 스카닝 15H나 아큐톤 C158-6-851 같은 고성능 소구경 미드/우퍼와 찰떡궁합을 보이기도 한다. 특별한 조치가 없어도 보다 넉넉하게 또는 보다 여유있게 들리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5.5인치 미드/우퍼가 6.5인치 크기로 둔갑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게 둔갑한다면 개선이 아니라 특정 대역에서의 왜곡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주 가끔씩 트위터 쪽에 CFC12나 CFC10 굵기의 포일형 코일이 채용되어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내가 추측할 때 이렇게 하신 분은 좋은 소리를 더 좋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듣기 힘든 소리를 그나마 듣기 위해서 이리 하셨을 것 같다. 이를테면 고음대역이 소란스러운 것이다.

고음대역이 소란스럽다고 느낄 때, 기기매칭이니 공간 탓이니 하는 것 말고 스피커 시스템 쪽에서만 원인을 찾아보면 3가지를 떠올릴 수 있다. 첫째 트위터 쪽 음량이 정말로 큰 경우, 둘째 미드/우퍼의 피크를 제어하지 못한 경우, 셋째 트위터와 미드/우퍼가 겹쳐 있는 경우다. 경험컨대 대부분 둘째나 셋째 원인 때문에 소란스럽고, 신경질적이고, 볼륨을 올리기 힘들고... 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하므로 그 코일을 무작정 굵은 것으로 교체할 게 아니라 트위터에 달리는 콘덴서의 용량을 약간 줄인다거나 미드/우퍼에 걸리는 코일의 용량을 약간 늘린다거나 하는 쪽에서 해결책을 찾는 게 보다 합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