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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스픽의 3인치 실크돔 미드레인지다. 대체적으로 돔형 미드레인지들은 유사 크기의 콘형 미드레인지들에 비해 맑다, 깊다, 예쁘다, 아기자기하다... 하는 소리를 들려준다. 하지만 음폭이 좁아 무대가 다소 축소되는 듯한 느낌을 주곤 한다. 이를테면 우리들 고정관념 속의 여성, 또는 여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D7608/920010은 그러한 돔형임에도 불구하고 걸쭉하다, 호탕하다, 굵직하다, 어른스럽다... 한 소리를 들려준다. 해서 굳이 말하면 남성적, 또는 중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다양한 돔형 미드레인지들을 확인했을 때 이런 소리를 들려주는 경우는 이것밖에 없는 것 같다. 해서인지 D7608/920010은 웨스트레이크나 PMC, 다시 말해 스튜디오 모니터를 표방하는 몇몇 중대형 모델에 채용되고 있다.

돔형 미드레인지는 아래쪽으로 많이 내려오지 않는다. D7608/920010 역시 우퍼와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800Hz 이상에다 설정해야 한다. 하므로 이쯤의 대역까지 충실히 올라올 수 있는 우퍼와 짝짓기를 해야 한다.

D7608/920010은 일반적인 콘형 미드레인지들처럼 뒤에 챔버가 없다. 하므로 3웨이 시스템을 만든다고 할 때 D7608/920010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인클로저 내부에 마련해주어야 한다. 물론 ‘용적’ 마련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퍼가 앞뒤로 왔다갔다할 때 인클로저 내부에서 생기는 바람의 영향을 차단한다는 취지다.

①고가의 6.5인치 미드/우퍼 & 고가의 트위터를 결합한 2웨이 시스템이 있다. 또 ②적당가의 6.5인치 미드/우퍼 & D7608/920010 & 적당가의 트위터를 결합한 3웨이 시스템이 있다.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좋을까? 이변이 없는 한 ②가 더 좋을 수 있다. 유닛 합계값이 더 쌈에도 그러하다. 더불어 기기밥도 덜 먹는다는 보너스까지 따라붙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