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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현재 비올라, 즉 비올라-1을 출시한 지 23년이 되었는데, 어느덧 비올라-8까지 나왔습니다. 세월 따라 부품 따라 변화해온 건데, 먼저 인클로저부터 기억해보면, 비올라-1은 에오스-2와 비슷한 형태였고, 비올라-3까지는 아발론과 비슷한 형태였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 비올라-4가 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 즉 배플을 가죽화하고, 옆면의 뒤쪽을 곡면화하기에 이르렀는데, 각종 간섭이 최소화됨으로써 음의 윤곽이 더 또렷해지고, 이에 따라 음반정보에 담긴 악기의 질감들마저 더 잘 살아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비올라-4의 인클로저에 담긴 발상은 고성능 유닛, 특히 아큐톤제 유닛을 채용하는 스피커 시스템의 한 전형이 될 법한데, 해서 비올라-8도 인클로저는 비올라-4 ,5, 6, 7과 같습니다.

부품, 그 중에서 콘덴서를 기준으로 기억해보면 비올라-1에서는 솔렌을 썼는데, 이를테면 솔렌과 호블랜드를 병행 사용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다가 비올라-2부터 문도르프에서 슈프림급 콘덴서가 출시되었는데, 이 아큐톤社와 문도르프社는 똑같이 독일 쾰른에 있는 오디오 관련 업체입니다. 해서인지 문도르프는 부품이나 선재를 개발할 때 아큐톤 시스템으로 모니터를 하고, 아큐톤 역시 유닛이나 스피커 시스템을 개발할 때 문도르프 부품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설계, 테스트하는데, 그만큼 동일한 업체에서 만든 유닛이며 부품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호간에 매칭이 훌륭합니다. 해서 우리집도 비올라-2부터 문도르프의 슈프림 콘덴서를 채용하기 시작했는데, 점차 실버오일 콘덴서가 나오고, 실버골드 콘덴서가 나오고, 각종 에보 시리즈들이 나오고... 함에 따라 그 발전한 부품들을 때때마다 반영하는 식이었습니다.

비올라에 채용된 아큐톤제 트위터와 미드/우퍼는 비올라-1부터 비올라-4까지 동일한데, 2012년에 아큐톤에서 Cell이라 이름된 트위터가 발매되었습니다. 이 트위터는 기존 대비 투명함을 잃지 않되 보다 온화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기기와의 매칭에 따라 다소 차갑게 들릴 수 있는 아큐톤 시스템에 적당한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더불어 아큐톤은 Cell 트위터 발매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새롭게 개량된 미드/우퍼를 선보였는데, 아큐톤의 말을 빌리면 내구성을 강화했다가 골자입니다. 대음량 수용능력, 즉 보다 큰 음량으로 틀어도 안정적이 되도록 했다는 것인데, 하지만 음질적으로 보면 이전의 1세대 유닛 대비 약간 경질이 된 듯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1세대 때부터 아큐톤은 진동판에 점을 찍은 6.5인치 미드/우퍼를 선보이곤 했는데, 같은 조건의 점이 없는 미드/우퍼와 비교하면 보다 포근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바로 이 때문에 또렷하지 않고 소리가 번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또한 이렇기 때문에 2세대에서는 내구성 강화로 인한 그 경질화를 스스로 만회하고 있습니다. 비올라-8은 무엇보다 이 점에 주목하여 점이 박힌 미드/우퍼를 채용하는데, 셀 트위터와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하나의 유닛으로 듣는 것처럼 전 대역에 걸쳐 이질감이 전혀 없는데, 아마도 이런 점은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피아노 협주곡을 들어보면 즉시 실감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올라-7까지는 트위터의 진동판이 25mm 크기였는데, 비올라-8은 그 크기가 30mm입니다. 이를테면 대구경 트위터인 셈인데, 그만큼 좌우 채녈 사이가 더 꽉 차는 것처럼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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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비올라-3를 소개할 때 쓴 글인데, 비올라-8에도 적용되므로 그대로 옮깁니다.

아큐톤이 재현하는 무대는 스카닝의 그것에 비해 약간 다르다. 둘 다 악기의 위치를 포착하는 능력은 최고 수준이다. 차이점은 악기와 악기 사이, 또는 파트와 파트 사이, 그 여백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스카닝은 특유의 농밀함으로 그 빈 공간을 채워준다. 아큐톤은 특유의 잔향으로 그 빈 공간을 채워준다. 잔향은 최고급 트위터들만이 갖곤 하는 특성이 아닌 모양이다. 아큐톤의 미드/우퍼는 있는 듯 없는 듯 그 특유의 잔향을 기분좋게 들려준다. 이 잔향은 물론 작위적인 에코와는 전혀 다르다. 그것은 젓가락으로 도자기를 살짝 두드렸을 때 맛볼 수 있는 해맑은 여운 같은 것이다. 아니면 고급 바둑판에다 돌을 놓을 때 느낄 수 있는 긴장감 어린 울림 같은 것이다.

빈 공간에 대한 독보적인 처리능력... 아주 가까운 향후, 어쩌면 아큐톤으로 인해 오디오감상의 초점들이 상당히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를테면 어항이다. 사람들은 물고기를 바라볼 뿐 어항의 존재를 간과한다. 그러니까 수산시장에서 횟감들을 바라보듯 물고기를 바라본다. 오디오를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특정 물고기, 그러니까 특정 악기나 특정 목소리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즉 특정 악기를 머금고 있는 그 공간, 특정 인물과 관계하고 있는 그 주변을 간과한다. 이러한 감상은 사실 불가능도 할뿐더러 설사 가능할지라도 쓸데없는 옆그레이드의 원인이 된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빈 공간마저 재현한다는 개념은 아큐톤 이전에는 떠올리기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비올라에는 고출력 앰프를 걸 필요는 없다. 그 탁월한 이탈감으로 인해 소출력 앰프만으로도 충분히 구동되기 때문이다. 또 분해능력이 유별난 소스기를 걸 필요도 없다. 자체로서 분리도가 충분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진가를 드러내보고자 한다면, 다시 말해 2채널에 있어서의 가능할 수 있는 스테이지는 과연 어디까지일까를 확인해보고 싶다면 얘기가 많이 달라진다.

사실, 스피커 자체가 무대재현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그것이 뛰어나다는 것은, 연결한 기기가 그런 능력을 갖고 있을 때, 그 능력을 그대로 반영해준다는 것을 뜻할 뿐이다. 해서, 이런 의미에서 비올라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스피커일 수 있다. 스테이지 재현에 관한 한 특별히 그렇다.

하여튼 이 비올라는 이런저런 특장점들을 이해하고 운용할 수 있는 마니아들께만 추천한다. 사운드포럼은 그 매니아가 2채널이 구현할 수 있는 궁극의 스테이지, 그 마지막까지를 꿈꿔본 사람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