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10mm, 길이 4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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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초 문도르프는 'Classic'이란 이름의 저항을 선보였다. 이의 개발취지는 기존의 MOX 저항과 슈프림 저항 간의 큰 갭, 그러니까 가격으로 볼 때 7배쯤 차이나는 그 갭을 줄이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들어봤을 때 가격은 MOX 저항에 더 가깝지만 음질은 슈프림 저항에 더 가까웠다.

  트위터 쪽에 사용했을 때의 상대적인 비교를 해본다. 문도르프의 MOX 저항은 타 업체 비슷한 등급의 저항들과 비교할 때 개방감에서 앞서 있다. 그러니까 똑같은 용량임에도, 다시 말해 트위터의 음량을 키우지 않았는데도 시원하게 뻥 뚫리는 것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고음대역 끝자락의 어디인가가 약간 까칠하다 싶게 느껴질 때가 가끔 있다. 필경 이런 것은 기기, 그 중에서도 특히 앰프가 디지털화되었다고 할 때, 그런 기기들 쪽의 고주파 노이즈와 맞물리며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질 여지도 있을 것 같다.

  슈프림 저항은 정보량이나 개방감이 손상되지 않으면서 온화하다. 더불어 소형차를 타다가 중형차를 탈 때 같은 기분, 그렇게 공간이 넓어지고 힘이 살짝 붙는 것 같다. 또 음의 무게중심이 자연스럽게 낮아지며 결과적으로 우리는 더 유연하고 더 호소력 있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거듭 말해 오디오의 재생음이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그 원음,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를 지향한다고 할 때, 슈프림 저항으로의 교체는 잃는 것 없이 얻는 것만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반대급부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문도르프의 슈프림 저항은 매칭 문제가 약간씩 뒤따르는 문도르프의 고급 콘덴서들보다 더 확실한 가치가 있다고 할 만하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클래식 저항은 이 둘의 중간이다. 굳이 말하면 거의 모든 기준에서 슈프림 저항 쪽에 6:4쯤으로 좀 더 가까운 중간이다. 하긴 생긴 그 모양이나 마감도 슈프림 저항 쪽에 더 가깝다. 이를테면 요즘 젊은 아가씨들이 입고 다니는 아이보리색 양털 뽀글이를 연상시킨다.

  참고로, 이런 비교는 내가 가장 자주 듣는 2웨이 시스템, 그 오케스트라-2를 야심한 때 내 책상 위에서 들어보면서, 즉 동일한 조건이되 저항 한 개만을 바꿔보면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