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라복스는 5인치 풀레인지 유닛에서부터 15인치 우퍼에 이르기까지 최고 등급의 고음압 유닛을 만드는 프랑스의 유닛업체다. 2020년 초 이러한 수프라복스가 부브레(Vouvary)라고 명명한 인티앰프를 출시했다. 부브레를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백포도주의 일종 내지 그 포도주의 생산지라고 한다. 내가 부브레를 먹어봤을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소리를 들어봤을 때 그 첫인상은 일반적인 백포도주보다는 오히려 적포도주, 더 정확히는 평균보다 1도쯤 더 높은 적포도주를 연상시켰다. 이를테면 보다 진하며 더 꽉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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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라복스는 나한테 이 앰프를 취급하라는 메일, 그러니까 디아파숑 뭔 상(Diapason d'Or)인가를 수상했다는 뻠뿌 메일을 보내면서 Yves Cochet(이 양반이 이브 코체트냐 이브 코쉐냐?)란 이름을 특별히 언급했다. 아마도 그쪽 유럽에서 꽤 유명한 개발자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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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wer Output : 70W+70W(8옴) / 120W+120W(4옴)

* Frequency Response : 20Hz - 20000Hz

* Line Input Sensitivity : 175mV

* Phono (MM) Input Sensitivity : 1mV

* Input Impedance : 10kΩ

* Output Impedance : 4Ω, 8Ω

* Tube : 2× 12AU7

* WHD : 430 × 188 × 358mm

* 무게 : 19.5Kg

부브레는 진공관 프리앰프와 TR 파워앰프가 일체화된 하이브리드 인티앰프다. 입력은 RCA 라인 3조, MM 1조가 있으며, 좌우의 음량을 다르게 할 수 있는 좌우 밸런스가 서비스되고 있다. 또 전면 패널에는 구색의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헤드폰 앰프가 달려 있으며, 물론 튼실하게 생긴 리모컨도 있다. 우드 케이스는 검정색 피아노래커로 깨끗이 마감되어 있고, 방을 어둡게 해놓고 보면 실물이 상당히 고급스럽게 보인다. 간단히 말해 사용을 함에 있어 더하고 빼고를 할 것 없는 알뜰한 인티앰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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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출력이 100W 미만일 경우 특별히 못 만들지 않는 한 음질이 무난하다. 200W 이상의 대출력 앰프에 비해 구동력이 떨어질 뿐이다. 채널당 70-80W, 즉 상대적 소출력 앰프인 부브레는 힘있게 들리도록 하기 위해서인 듯 파워앰프 부의 게인을 살짝 높게 잡은 것 같다. 그만큼 소리가 거칠어질 소지가 있다. 하지만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인 듯 프리앰프 부는 보다 온화하게 각색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부브레는 힘있는 듯 들리면서 동시에 그 음질은 유연하고 아날로그적이다. 12AX7, 그러니까 진공관 메이커들이 흔히들 사용하는 12AX7 대신에 12AU7을 채택한 것도 내내야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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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라복스의 풀레인지 유닛들, 예를 들어 165LB나 215-2000 등을 활용한 1웨이 시스템들과는 당연히 매칭이 좋다. 이러한 스피커 시스템은 음압들이 높은 만큼 당근 구동력 부족도 있을 수 없다. 미뤄 짐작할 때 로더를 포함한 여타 고음압 시스템들과도 매칭이 훌륭할 것이다. 오히려 내가 궁금했던 것은 일반적인 스피커 시스템, 이를테면 아큐톤이나 스캔스픽 등 매우 민감하거나 음압이 매우 낮은 그러한 스피커 시스템들과 매칭할 때 결과가 어떠할까 하는 것이었다.

 해서 아큐톤 유닛을 채용한 사운드포럼의 비올라-6를 걸어보았다.

또 스캔스픽의 11인치 우퍼를 채용한 음압 87dB짜리 시스템에도 걸어보았다. 두 경우 다 대단히 고급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특히 내장된 MM 포노가 가격대로 비유하면 최소 300만원쯤은 될 것 같은 성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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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3웨이 시스템의 경우 빈틈없이 웅장하게 구동한다 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음악을 잔잔하게 듣기에 별반 부족함이 없었다. 하긴 현지가격 3699유로짜리 인티앰프가 이런 3웨이 시스템을 빈틈없이 빵빵하게 구동한다면 국내외의 모든 앰프업체들은 다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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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라복스는 고음압 유닛을 만드는 유닛업체지만 꽤 오래 전부터 액티브 서브우퍼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니까 그 서브우퍼 시스템을 위한 파워앰프를 제작하고 있다. 이리 보면 부브레와 같은 알뜰살뜰형 양질의 인티앰프를 출시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더 나아가 좀 늦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