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터 : 2800원, 2미터 : 5600원....

오디오 시스템은 소비자가 소비자지만 오디오용 부품은 소비자가 시스템 업체다. 상대적으로 전자는 감성 마케팅을 해야 하지만 후자는 그런 게 덜하거나 필요없다. 대신에 가혹한 조건이 뒤따르는데, 상대가 선수인 만큼 진짜로 그 스펙이 나와야 한다. 해서인지 시스템 업체의 사장과 부품업체의 사장은 사고방식 자체가 다른 경향이 있다.

인터선이든 스피커 케이블이든 완성되어 소비자에게 팔리는 제품은 저마다의 취향에 맞는 음질이 중요하지 사실상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이것은 소비자 스스로가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네트워크 부품으로서의 공심코일의 경우 정말로 1Hz도 통과시켜야 하고 100키로도 통과시켜야 한다. 음악성 어쩌고 저쩌고... 그런 말이 전혀 필요없다. 만약 새로 나온 어떤 부품을 주문할 때 문도르프 사장이 나한테 그런 말을 하면 내가 어찌할까? 나는 갑자기 그 부품이 의심스러워질 것 같다. 그러니까 어떤 부분이 부실해서 미리부터 소비자 대상용 발언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코일의 순도에 관한 한 문도르프 코일이 가장 우수하다. 이것은 스피커를 만들어보면 즉각 알 수 있다. 문도르프의 F14는 이러한 문도르프의 포일형 코일에서 내가 풀어낸 선재다. 넓적이의 넓이는 30mm며, 겉 피복이 없다. 이미 말했지만 이 선은 순도가 대단히 높으며, 이를테면 무착색, 무지연, 음량에 따른 밸런스 무변화... 등을 장점한다. 우리집에서는 반으로 접어 기판을 연결할 때 종종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테스트해봤을 때 점퍼선은 물론 피복을 씌워 메인 스피커 케이블로 활용해도 전혀 손색없다.

오디오를 함에 있어 그 정답은 꼬깃꼬깃한 이 선처럼 아주 사소한 것, 아주 가까운 것에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