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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H52나 18H52, 또 4H52나 5H52... 오디오테크놀로지의 미드우퍼들은 5인치가 되었든 6.5인치가 되었든 농밀함, 찰기, 아날로그적인 질감... 하는 말들을 부여받곤 한다. 생각해보면 이런 말들은 전적으로 중음대역과 관련된 말이다. 그만큼 오디오테크놀로지의 미드우퍼들은 우퍼로서의 역할, 즉 저음대역을 재생해야 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음대역 재생능력이 탁월하다는 뜻이겠다.

이러한 오디오테크놀로지가 한걸음 더 나아가 오로지 중음대역 재생만을 위한 미드레인지 유닛을 새롭게 선보였다. 거듭 말해 15H52나 18H52, 또 4H52나 5H52 등 오디오테크놀로지의 미드우퍼들은 3웨이 시스템의 중음대역용 유닛으로 활용해도 농밀함, 찰기, 아날로그적인 질감 등에서 타사의 전용 미드레인지 유닛을 그리했을 때보다 결과가 더 좋다. 헌데 오디오테크놀로지가 그렇게 전용 미드레인지 유닛을 출시했다면 그 결과가 어떠할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상용화된 5인치 미드레인지 유닛의 모델명은 ‘15H52 06 13 SDKAM-LR’이다. 하므로 이제 15H52는 2가지가 된 셈이다. 첫째 미드우퍼로서 기존의 15H52, 둘째 미드레인지로서 새로 나온 15H52SDKAM-LR.

15H52SDKAM-LR은 미드레인지 유닛이므로 당연히 저음대역을 담당하지 못한다. 하므로 15H52SDKAM-LR은 2웨이 시스템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3웨이 시스템이나 4웨이 시스템의 중음대역용 유닛으로만 활용해야 한다. 그러니까 내가 15H52SDKAM-LR이 어떻다고 하는 것은 3웨이 시스템의 중음대역용 유닛으로 활용해보니 어떻더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사운드포럼의 심포니 3번은 ‘23I52 + 15H52 + 스캔스픽 베릴륨 트위터’로 구성된 3웨이 시스템이다. 나는 15H52 대신 15H52SDKAM-LR을 채용한 3웨이 시스템을 가조립했다.

결론을 말하면 15H52SDKAM-LR을 채용한 쪽이 더 민감하다. 다시 말해 긴가민가한 그 약음들을 더 잘 표현해낸다. 결과적으로 무대가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진다. 가수들은 매순간 더 생동감 있게, 또는 더 분위기 있게 다가온다. 그러니까 흡입력이 더 막강해졌다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감지하는 변화의 폭 내지 변화의 성질은 기기나 선재 같은 걸 업그레이드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사항이 아닌 것 같다. 보다 직접적인 부분, 이를테면 사고를 당해 다리가 찢어졌다고 가정하자. 하면 일단 병원 가서 바로 그 상처를 소독하고 꿰매고를 해야지 몸 건강해지라고 온갖 영양제를 먹는 건 나중 일이라는 것이다.

소스기에서 시작하여 스피커 시스템에 이르는 오디오 시스템 전체에서 유닛은 맨 마지막 단계고, 하므로 감상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직접적인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15H52SDKAM-LR 같은 개량된 유닛 또는 해당 용도에 최적화된 유닛으로 교체했을 때의 개선 정도는 여타를 업그레이드했을 때보다 훨씬 더 즉각적이고 극명하게 체감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올해가 2023년이다. 15H52는 2천년대 초반에 출시되었고, 근 20년 동안 전 세계 스카닝 시스템의 중음대역용 유닛으로 활용되어왔다. 판단할 때 15H52SDKAM-LR은 15H52를 서서히 대치하면서 스카닝 시스템의 격을 한 단계 더 높여줄 것 같다. 스카닝의 경쟁자는 역시나 스카닝밖에 없다.

참고로, 이 그래프는 10리터 용적의 인클로저에 담아 내가 측정해본 15H52SDKAM-LR의 주파수응답특성이다. 미드레인지 전용 유닛인 만큼 미드우퍼인 15H52에 비해 재생가능대역이 위쪽으로 올라가 있다. 다시 말해 15H52의 재생가능대역이 40Hz-5000Hz라면 15H52SDKAM-LR의 재생가능대역은 100Hz-10000Hz 하는 식으로 올라가 있다. 저음대역을 포기한 만큼 보다 밀도 높고 치밀한 중음대역 재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래프만 보면 거의 풀레인지 유닛에 가깝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풀레인지 유닛처럼 1웨이 시스템을 만들기엔 무리가 있다. 하긴 잘하는 것만 최고 수준으로 더 잘하자는 게 하이엔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