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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닝은 5.5인치(외경 155mm)에서 시작해서 6.5인치(외경 180mm), 7인치(6H 기준 외경 205mm), 8인치(외경 230mm), 11인치(외경 275mm), 13인치(외경 335mm), 15인치(외경 410mm)에 이르기까지 7종류의 크기를 만들고 있다. 스카닝 유닛은, 다시 말해 스카닝 유닛이 채용된 스피커 시스템들은 다른 업체 유닛이 채용된 비슷한 크기의 스피커 시스템들에 비해 앰프밥을 보다 많이 먹는다. 한두 단계 더 큰 크기, 이를테면 스카닝 6.5인치 미드/우퍼가 채용된 2웨이 시스템한테는 에톤이나 스캔스픽 8인치 우퍼가 채용된 3웨이 시스템을 울릴 때처럼 기기밥을 먹여야 한다고 보면 대충 맞다.

하더라도 8인치 우퍼인 23I까지는 구동이 특별히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100W 출력쯤의 인티앰프만으로도 들을 만한 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구동을 하되 얼마만큼 내 맘에 들도록 구동할 것인가 그 질의 문제가 있을 뿐 구동하느냐 못하느냐 그 양의 문제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10A77은 11인치 우퍼다. 스카닝 유닛의 경우 이 크기가 되면, 이때부터 대부분의 파워앰프들은 갑자기 허덕이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우퍼를 제압 못하기 때문에 중저음대역 이하 대역이 펑퍼짐하게 번지면서 위아래가 따로 노는 것처럼 들린다. 그리고 이로 인해 청감상의 대역간 밸런스까지 부실해지는 것 같다. 위쪽은 그대로인데 아래쪽은 힘없이 번지므로 오히려 소란스러워진다는 것이다. 감자조각과 당근조각은 익지 않아 딱딱하고, 흰죽은 너무 묽은 상태, 이런 성의없는 야채죽을 떠올리면 딱 맞지 싶다. 

10A77이 채용된 3웨이 시스템은 23I가 채용된 3웨이 시스템에 비해 당연히 스케일이 더 크다. 해서 대고 연타라던가 전자적인 굉음들, 저음대역을 부각시킨 각종 오디오파일용 음반들을 들을 때면 입이 다 벌어진다. 하지만 일반적인 파워앰프들의 성능을 고려할 때 항상 듣는 대편성곡에서의 전반적인 음의 완성도는 23I가 채용된 3웨이 시스템 쪽이 더 높을 수 있다. 사운드포럼이 기기, 특히 파워앰프를 만들기로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10A77 때문이었다는 것을 또 한번 말하고 싶다.

같은 주먹이되 어떤 선수의 주먹은 더 깊게 창자를 뒤집어놓는 것 같다고 한다. 같은 공이되 어떤 투수의 공은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 한다. 나는 이런 말이 뭔 뜻인지 직접 확인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미뤄 짐작할 때 10A77이 들려주는 저음이 그런 펀치나 공을 닮아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깊으면서도 묵직하기 때문이다.

Flexunits 10 A 77 25 10